바트의 맞춤법 공부14 마루야마 겐지 <취미 있는 인생> - 목청껏 소리 내는 시간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의 문장은 나 같은 인간이 감당하기 버거울 만큼 단호하다. 그의 작품을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개중에 가벼운 축에 속하는 산문집인 취미 있는 인생>만 봐도 그렇다. 표지 뒷면 문장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이 책은 ‘마루야마 겐지의 문학을 물밑에서 지지해온 다양한 취미의 기록’이다. 이것만 보면 꽤 소소하고 명랑한 내용일 것 같지만 의외로 비장하고 무거운 문장이 많다. 낚시, 영화, 음악, 오토바이와 차로 이어지는 그의 취미 역사를 읽다 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된다. 나쁜 뜻이 있는 건 아니다. 여지를 주지 않는 그의 단호한 태도가 어쩐지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게 할 뿐. 표지에서부터 ‘취미가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라고 단언한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역사적인 전쟁 .. 2022. 5. 23.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