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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의 꿀팁

빈티지와 구제, 어떻게 다를까?_1편

by 김바트 2025.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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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소비,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 등이 대중화되면서 구제 또는 빈티지라는 이름을 내건 숍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무려 12년 전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무도가요제 편에서 '동묘'가 언급되었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당시 정형동과 지드래곤이 동묘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구제 가게는 '좌판에 옷을 벌여놓고 건져 가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동묘도 꽤 핫한 곳이 되었죠.


실제로 스레드업(ThredUP)이라는 온라인 중고품 판매 사이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중고의류 시장은 계속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드러났습니다. 2028년까지는 연평균 12%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고, 그 시장규모는 무려 3,500억 달러 수준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백화점에 중고 플랫폼이나 매장이 팝업을 열기도 하고, '세컨드 부티크', '리커머스' 같은 그럴듯한 이름으로 브랜딩 하는 걸 보면 열풍이 대단하긴 합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대충 '구제숍'이라고 불리던 것이 요즘은 '빈티지'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립니다. 물론 지금도 구제숍은 구제숍대로 나름의 분위기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빈티지숍이 더 성행하는 듯합니다. 구제와 빈티지, 남이 쓰던 물건을 상품화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하나 차이가 많은데요, 오늘은 그 구분법을 여러 기준에 따라 제시해 보겠습니다.

 

1. 어원의 차이

구제[舊製] 옛적에 만듦. 또는 그런 물건.
빈티지[vintage]  특정한 연도·지역에서 생산된 포도주. 또는 그런 포도주가 생산된 연도

 
사실 '구제'라는 단어는 남이 쓰다 버리거나 남은 물건을 일컫는 한자어입니다. 그래서 구제 옷, 구제 식기, 구제 신발처럼 활용할 수 있죠. 다만 요즘은 '구제'라고만 하면 주로 옷이나 신발에 국한되어 사용됩니다.

'빈티지'는 영어이면서도 와인과 관련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작황이 좋은 해에, 평판 좋은 양조원에서 만든 좋은 포도주를 '빈티지 와인'이라고 하죠. 뒤에 이어 설명하겠지만, 빈티지는 그 어원 자체에서 '고급', '웰메이드', '가치가 있는' 등의 의미를 품는 만큼, 의류에 적용될 때에도 이런 의미를 이어가게 됩니다. 


2) 시기의 차이

구제 현 시점으로부터 20년 이내의 중고 물품
빈티지 현 시점으로부터 최소 20년에서 30년 정도 이전의 중고 물품


시기의 차이로 구분하는 것은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합니다. 시간이 흐르는 만큼 똑같은 '20년'이라는 기준을 잡더라도 2000년의 20년 전은 1980년이지만, 2025년의 20년 전은 2005년이 되기도 하죠. 때문에 누군가는 1990년대 이전은 빈티지, 이후는 구제라는 식으로 특정 연대를 기준으로 삼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 의견들을 취합해 보면 그 마지노선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20년'입니다. 


저는 '20년 마지노선' 이론에 일부 공감합니다. 제가 처음 구제(혹은 빈티지)에 관심을 가졌던 2000년~2010년 즈음엔 1980~90년대 리바이스가 구제이자 빈티지로 각광받았거든요. 당시엔 빈티지라는 말보다는 구제가 더 대중적이었기에, 모델 배정남의 구제 청바지 열풍을 타고 그야말로 낡고 지저분한 구제 리바이스, 에드윈 등이 활황을 탔습니다. 뒤에 이어 설명하겠지만, 그렇게 판매되던 리바이스 청바지 중에서도 '구제'와 '빈티지'는 분명히 나뉘긴 했습니다만, 좌우지간 당시를 기준으로 최고 20년 이상 된 것들에 대해서 꽤 후한 평을 했더랬죠.

 


지금은 어떻습니까? 1990년대 말~2000년 초반의 'Y2K' 키워드를 중심으로 새제품과 빈티지가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애정하는 '수박 빈티지'에서만도 해당 시기에 제작된 빈티지 파타고니아, 빈티지 프라다, 빈티지 제이크루 등등을 '네오-빈티지'라는 큐레이팅 콘셉트로 소개합니다. 물론 그보다 더 이전의 것들, 시간의 세례를 받고 살아남은 1950~1980년대의 빈티지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이제는 2000년대의 것까지도 빈티지 대열에 끼게 된 것이죠. 

 

빈티지와 구제, 어떻게 다를까?_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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