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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 의료관광

by 김바트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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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이란 개인이 자신의 거주지를 벗어나 다른 지방이나 외국으로 이동하여 현지에서의 요양, 관광, 쇼핑, 문화체험 등의 활동을 겸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선진국과 비교하여 비용이 저렴하면서 동시에 선진국 수준의 의료 서비스와 휴양시설을 갖춘 아시아 지역의 관광지에서 활발히 이루어진다. 현재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등이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적극 육성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관광은 세계화로 인한 사회변동을 겪기 시작한 20세기 말부터 그 형태가 다양화해졌다. 이러다양한 관광 형태의 출현과 함께 관광객의 기호에 대한 중요성이 증대되었고 또한 개인소득과 삶의 질이 향상되고 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오늘날 관광객들 사이에는 친인간적이고 건강을 중시하는 패러다임이 새롭게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이 때문에 관광을 매개로 의료와의 복합화를 통한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관광산업이 출현하게 되었다. 의료관광에서 가장 큰 특징은 핵심 또는 떠오르는 목적지의 65% 이상이 아시아 국가라는 점이다. 선진국에 떨어지지 않는 의료 기술에 빠르고 값싼 치료라는 의료관광객의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 이전부터, ‘아시아의 건강 수도’(태국), ‘싱가포르 메디신’, ‘하이테크 힐링’(인도) 등을 모토로 지구촌의 의료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제도를 정비하고 규제를 없애는 등 경쟁적으로 의료관광 허브의 꿈을 키워왔다. 태국은 의료 서비스, 헬스케어 서비스, 약초 상품 등 세 가지 영역에 중점을 두고 아시아의 건강 수도로 발전하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해왔다. 태국은 선진국 수준의 높은 의료 서비스, 저렴한 치료비, 빠른 치료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성형과 라식 수술에 소요되는 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싼 것으로 알려졌고, 성전환 수술은 최고로 평가받는다. 또 의료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비자 면제 협정 대상국 이외 국적 환자에게 공항 도착 비자를 발급해 주고,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으로 출장을 나가 현장에서 비자 연장 업무를 하기도 한다. 싱가포르는 높은 의료 수준과 영어 사용, 서구적인 문화와 사회적 규범, 다수의 JCI 병원(미국의 병원 인증 제도) 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치료를 위한 장기 비자 발급 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싱가르 관광청은 4개 국어(힌디어,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로 주요 병원과 의료관광 상품을 안내하는 포털 사이트(www.singaporemedicine.com)를 운영해오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의 후발 주자이지만 의료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고,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해외여행 상해보험에 가입했다면 무료로 진찰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다는 점이 강점이다. 저렴한 치료비와 수준 높은 서비스, 훈련된 의료진과 현대화된 시설은 기본이다. 말레이시아를 찾는 의료관광 인구는 2003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 23.1%를 기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도는 저렴한 진료비와 짧은 대기 시간, 선진 의료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수술비는 주요 선진국의 8분의 1 정도로, 태국보다도 30% 이상 저렴하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자유롭. 한편 인도 정부는 의료관광 관련 업체에 세금 혜택을 제공하고, 입국에서 출국까지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 또한 아시아의 떠오르는 의료관광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지난 20096만 명으로 시작해 연평균 23.5%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201949만 명을 유치, 누적 수가 276만 명에 달했다. 다만, 2020년에는 코로나19여파로 외국인 환자가 117,069명으로 2019497,464명 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의 의료 기술과 인프라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부분이 없으나 치료도 하고 관광도 하는 의료관광의 원래 의미에서 볼 때 관광 활동으로 할 것이 별로 없다는 인식이 문제된다. ‘의료 및 관광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도 가장 개선이 시급한 사항은 편리한 외국어 서비스’, ‘고급 병실’, ‘차별화된 관광지로 조사돼 이를 뒷받침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잠잠해지고 일상을 회복해나가는 정책들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전면 중단됐던 외국인 의료관광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 각 지자체는 우수한 의료 기술을 해외에 알리고 이를 통해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인프라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타깃 국가별 선호도에 따른 의료 분야와 관광 자원을 결합한 콘텐츠를 선정해 홍보설명회 개최하고 체험형 마케팅도 추진할 방침이다. 지자체별로는 각종 의료관련 박람회를 자체적으로 개최하여 하이브리드형 온·오프라인 통합 홍보 등을 추진해 의료기관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부분적으로는 의료관광을 전담하는 여행사에 지정서 발급, 관광상품 홍보·마케팅 사업비 지원, 외국인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및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엔데믹 이후의 의료관광은 이전과 같은 경향을 지속하는 수준에 그쳐야 하는가? 관광객에 대한 국가소득의 의존도가 큰 동남아 국가(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는 한국보다 이른 시기인 3월부터 엔데믹으로의 전환을 추진해왔다. 또한 별도의 큰 변화가 없다면 동남아 국가의 관광자원은 한국보다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기에 기존의 인식 상으로는 점차로 성장해 나가는 의료관광 시장에서 주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나가는 데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수 세기 동안 기술혁신에 따른 경제 성장은 국제질서 변화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해왔다. 20세기 후반 미국이 선도적 기술에 기초한 지속적 경제 성장을 통하여 구축한 신자유주의적 가치와 규범이라는 세계질서가 좋은 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지배하는 국가가 강대국이 되고, 정보통신기술을 장악하고 통제하는 국가가 새로운 지정학적 질서 수립을 도모하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과 달리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여러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가 분산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를 가로지르는 축이 디지털 플랫폼이다. 최근 ‘Foreign Affairs’지 등 국제관계 전문지들이 빅테크 기업이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다루는 배경이다. 플랫폼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대부분 전문가들의 정의도 이해하기 어렵다. 플랫폼 구조가 계속 진화하고 분야에 따라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니면서 새로운 모델에 따른 새로운 용어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이. 가령, 구글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은 지식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구조다. 그러나, 일반적 구조와 달리 공급자는 다른 공급자의 지식을 소비하고, 소비자도 공급자로서 자신의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지속적 상호 작용으로 방대한 규모의 지식이 쌓인다. 도서관이나 책에 한정되었던 지식이 모두에게 개방되고 소비자는 비용 부담없이 간편히 검색한다. 공급자에게 소요되는 경비는 별도의 광고 플랫폼을 통하여 창출한 수익으로 충당한다. 검색 서비스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 최고의 질의 지식 생산으로 사용자들에게 최적의 결과물을 제시하는 데 있다. 운영자로서 구글은 플랫폼이 잘 운영되고 공급자와 소비자 양면을 만족시키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도구를 마련하고 운영원칙을 세운다. 도구는 검색엔진 알고리즘이다. 운영원칙은 검색 결과물에 조작이나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구글은 플랫폼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나아가, 사용자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페이지 랭크라는 새로운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검색 시장과 지식 검색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과 지식계 생태계를 완전히 바꾸었다. 이 때문에 혁명적이다. 우리나라는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하였을 때, 글로벌 경제에 접목되고 글로벌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유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의 한 허리를 장악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창의력을 배양하고 기술혁신을 추구해 왔다. 우리나라가 향후 지속적으로 경제 성장을 실현하고 신국제질서 수립에 관여하기 위해서는 외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전제해야 한다. 그러한 전제 위에서 우리의 플랫폼은 좀 더 개방적이고 공유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포괄할 여지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려해볼 만하다. 가령 의료 서비스를 한국에서 제공하고, 부족한 관광자원을 인접 국가와 분점하여 직접적인 의료 서비스의 공급과 간접 관광자원을 통한 국제적 인프라의 구축을 주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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