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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의 꿀팁

읽고 싶은 브랜드 스토리 작성 Tip 3편

by 김바트 2022.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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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브랜드 스토리 작성 Tip 1편

 

읽고 싶은 브랜드 스토리 작성 Tip 2편

 

브랜드 스토리텔링 작성 팁 시리즈의 마지막 세 번째 편입니다. 첫 번째 편에선 전통 있는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의 경우를, 두 번째 편에선 각각 감성과 기술, 가성비와 고품질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선 브랜드의 경우를 나누어 얘기해보았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이미 최고인 브랜드와 아직 최고가 되지 못한 브랜드를 나누어 각각 어떤 방식의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유용할지 얘기해보려 합니다. 더불어 텍스트로 작성되는 스토리텔링 외에도 어떤 분야에 접근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도 슬쩍 건드려 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선 브랜드 스토리텔링 작성이라기보다는 브랜딩에 가까운 내용이 될 수도 있겠네요. 맥도날드, 나이키, 구찌, 애플 등등. 이런 글로벌 브랜드의 특징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브랜드 네임만 얘기하면 상대방의 알겠다는 표정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언어가 달라도 브랜드 네임은 그 자체로 고유명사로서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말이 통하지 않는 생면부지의 외국인을 만나도 브랜드 네임 하나면 비슷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황이죠. 이런 상황을 뒤집어 말하면, 그렇게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구구절절 브랜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이미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아예 브랜딩이 필요 없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적어도 그렇게 세간에 떠돌 만한 어떤 이야기는 만들어야겠죠. 브랜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 과정에서 특이한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등등.

최고는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최고가 된 브랜드의 에피소드는 브랜딩과 무관하더라도 오래오래 살아남는 특징이 있습니다. 브랜딩에 직접적인 효과는 없지만 에피소드가 구전되고 보전되는 동안 그 브랜드가 잊히지 않는 근본적인 효과는 있죠. 스포츠 브랜드 푸마와 아디다스의 설립자가 2살 터울 형제라는 에피소드는 유명합니다. 푸마를 설립한 형 루돌프 다슬러와 아디다스를 설립한 동생 아돌프 다슬러는 신발 공장의 아들이었습니다. 1936년 독일 하계 올림픽에서 최초로 흑인 선수인 제시 오언스에게 신발을 후원했고, 제시 오언스가 우승하면서 형제의 신발은 호황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동생의 부인이 경영권을 탐내며 경영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고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형제 사이는 완전히 멀어졌죠. 1948년 형 루돌프 다슬러가 두 번째 신발 공장에 푸마라는 브랜드를 설립하고, 이에 질세라 동생도 아디다스를 설립하며 두 브랜드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떤가요? 두 형제의 사이가 좋지 않아서 각자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에피소드 자체는 두 브랜드의 가치나 정체성과는 무관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흥미가 가는 가십거리가 됩니다. 이런 내용은 푸마나 아디다스의 홈페이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나이키나 여타 다른 글로벌 브랜드도 대부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세간에 전해진 걸까요? 바로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들, 팬들에 의해 발굴되고 정리되고 때로는 더 극적으로 각색되면서 퍼지는 겁니다. 따라서 이미 최고의 자리에 선 브랜드라면, 그런데 브랜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구체적인 역사나 에피소드는 비공식적으로 퍼뜨리는 게 더 낫습니다.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선에서 더 흥미를 끄는 각색도 나름의 방법입니다. , 그럼 이런 브랜드들의 공식적인 루트에는 어떤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필요할까요? 좀 거창하게 말해 3가지가 필요합니다. 브랜드의 정체성, 추구하는 가치, 독보적인 기술. 사적이고 자질구레한 에피소드 말고 좀 더 원대한 이야기들이 필요합니다. 최고의 브랜드라면 그런 이야기를 해도 소비자들이 같잖게 여기거나 의아해하지 않습니다. 나이키 홈페이지에서 ABOUT NIKE를 클릭하면 최상단에 현재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션이 뜹니다. 브랜드 소개는 다소 추상적이고 거창한 단어들로 간략하게 마무리됩니다. 정작 중요한 건 아래에 있습니다. 혁신, 스포츠 정신, 사회적 영향, 지속 가능성을 위한 환경의 가치 등을 주제로 현재 나이키가 진행 중인 갖가지 캠페인과 이벤트, 개발된 기술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레이아웃이나 전달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아디다스도 마찬가지이고 구찌나 애플처럼 분야가 달라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만약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면 이제 브랜드 내부적인 스토리텔링이나 인간미를 드러낼 수 있는 CEO, 직원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거창한 비전과 가치를 추구하며 이를 브랜딩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고는 최고에 걸맞은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언더독은 언더독일 때 응원받는다

최고의 브랜드, 1등 브랜드가 되지 못한 브랜드들은 저마다 1등 자리를 빼앗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봅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기보다는 ‘1등보다 더 나은 점을 어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가 1등보다 이건 더 낫다, 1등은 못하지만 우리는 이런 걸 한다, 더 나아가 우리가 사실 1등이다, 에 이르기도 합니다. 20세기, 마케팅 역사에 길이 남을 광고를 쏟아냈던 코카콜라와 펩시처럼 막상막하 라이벌 관계라면 그런 경쟁 구도도 효과적이겠습니다만, 누가 봐도 우열이 확실한 경우엔 주제 모르고 나서는 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언더독은 개싸움에서 아래에 깔린 개를 의미하며 경쟁에서 열세에 있는 대상을 동정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반영된 개념입니다. 개가 말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해보죠. 만약 아래에 깔린 개가 피투성이로 물어 뜯기면서도 허허실실 여유를 부리며 사실은 내가 싸움을 더 잘해. 그냥 봐주는 거야. 알고 보면 난 이런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고.” 라고 말한다면 사람들은 그 언더독을 동정하고 응원할까요? 제 생각엔 아닐 것 같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자가 처절하다 싶을 만큼 노력할 때 그를 응원하고 싶지, 허풍을 떨고 만용을 부릴 땐 오히려 더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싶을 것 같거든요브랜딩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 인지도나 매출 등 모든 면에서 1등이나 최고가 아닐 때, 브랜드는 스스로를 언더독으로 설정하는 일을 두려워해선 안됩니다. 오히려 언더독임을 인정하고 얼마나 열심히 싸워내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편이 낫습니다. 앞서 나이키나 아디다스의 예를 들었으니, 스포츠 브랜드 중 언더독 마케팅의 성공 사례를 살펴볼까요. 초기엔 스포츠 이너웨어에 집중하며 론칭한 언더아머는 현재 의류와 신발 전반을 다루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발돋움했습니다. 지난 2014년엔 아디다스의 매출액을 넘기며 미국 시장 2위 브랜드 기록을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언더아머의 성장에는 언더독 마케팅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스포츠 브랜드가 당대의 가장 유명하고 성적이 좋은 선수를 모델로 삼아 그 후광 효과를 노립니다. 언더아머는 최고가 아닌 스스로의 위치를 브랜딩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 나이키로부터 계약 해지당했던 NBA 스테판 커리, 무명의 PGA 신인 조던 스피스, 최초의 흑인 수석 무용수 미스티 코플랜드 등 당시 1등은 아니지만 잠재력이 높은 언더독 선수를 모델로 내세웠습니다. 이런 방식은 브랜드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로부터 모델 선정에 대한 궁금증과 그 선수들이 잘 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죠. 강팀의 연승보다 약팀의 극적인 역전승이 더 짜릿한 법입니다. 언더아머가 모델로 선정한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을 발휘할 때 소비자는 언더독 카타르시스를 간접적으로 경험했습니다. 더불어 적은 초기 비용으로 광고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현재 스테판 커리는 NBA에서 3점 슛을 가장 맛깔나게 넣는 최고의 선수가 되었습니다. 2015년 미국 PBA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조던 스피스는 당시 만 218개월로 1997년 타이거 우즈(당시 213개월)에 이어 마스터스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자였죠. 두 선수의 사례만으로도 언더아머는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을 수 있었습니다. 언더독은 언더독일 때 응원받을 수 있습니다. 1등이나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은 2등이나 꼴등이나 매한가지입니다. 매한가지인 마음을 브랜딩에 활용한다면 2등이나 꼴등이나 소비자의 눈엔 부족해 보이기만 할 겁니다. 브랜드의 객관적인 위치를 인정하고, 거기에서부터 브랜드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것이 언더독 브랜딩의 첫 발걸음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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