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중반을 넘기면서 주종도 조금씩 바뀌더라고요. 소주, 맥주, 하이볼을 지나.. 요즘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위스키를 온더락으로 마시거나, 탄산수에 섞어 마시곤 합니다. 그렇다고 위스키에 대한 조예가 깊다거나 한 건 전혀 아니고, 그냥 맛있는 술을 찾고 고르는 수준인데..ㅎㅎ 오늘 아침 출근길에 아내가 문득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로얄 살루트 21년 산'이라고 하면, 진짜 그 술이 21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뜻이야?
어라? 얼핏 생각하면 당연하 게 아닌가~ 싶은데.. 계속 술은 판매되고 있는데, 어떻게 21년 산이 계속 나오지? 그럼 21년 산을 사서, 10년 묵히면 31년 산이 되는 건가? 등등..ㅎㅎ 위스키 잘알못다운 궁금증이 막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간단히 알아봤어요! 어디 가서 위스키 쪼끔 아는 척하기 좋을 만큼 쉽게 정리해 봤습니다!
1) 위스키의 역사
우리가 흔히 '스카치 위스키', '아이리시 위스키'라고 하잖아요? 이때 '스카치(Scotch)'는 '스코틀랜드의~' 라는 뜻, '아이리시(Irish)는 '아일랜드의~'라는 뜻입니다. 위스키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바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이거든요. 12세기 아일랜드에서 제조되기 시작해 15세기에 스코틀랜드로 전파되었다는 관점도 있고, 기원전부터 스코틀랜드 민간에서 전해 내려온 전통주가 바로 위스키인데라는 관점도 있습니다. 초기에는 '보리를 발효시켜 알코올을 추출한 뒤 투명한 원액을 그대로 마셨다고 합니다. 추측하건대 최소 75도 이상의 알코올 도수였을 것이라고..!
그러다 18세기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분쟁에서 잉글랜드가 승리한 뒤, 스코틀랜드에서 제조하는 술에 과도한 세금과 각종 규제가 적용되면서 이른바 '숙성'이라는 개념이 탄생하는데요. 단속을 피해 몰래 위스키를 만든 뒤, 당시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통용되던 '셰리 와인통(오크)'에 몰래 숨겨두게 됩니다. 그런데 셰리 와인통에 담아두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위스키 원액에 셰리 와인이 스며들고, 초창기 원액 위스키보다 풍미를 갖추어 엄청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해요. 우리가 지금 마시는 위스키는 이때 이후에 자리 잡은 방식이 시초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2) 위스키의 종류
대형 마트 주류 코너에 가보면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위스키들이 있죠. 그런데 어떤 원재료로 만들었느냐에 따라 구분하면 크게 몰트, 싱글 몰트, 블렌디드 몰트, 그레인 위스키, 블렌디드 위스키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눈에 알아보기 좋게끔 표로 정리해 봤어요.
종류 | 특징 |
Malt | 보리 맥아만을 원료로 제조된 위스키 |
Single Malt | 몰트 위스키 중에서도 단일 증류소의 맥아만을 사용한 위스키 블렌디드 위스키의 베이스가 되는 원료이기도 하다. |
Blended Malt | 여러 종류의 '몰트' 위스키만을 블렌딩한 위스키 |
Grain Wisky | 보리 맥아를 제외한 다른 곡물로 만든 모든 위스키 만약 맥아만 사용했다고 해도, '연속식 증류기'를 사용하는 등 몰트 위스키의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그레인 위스키로 분류함. |
Blended Wisky |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블렌딩한 위스키 |
3) '00년 산' 위스키, 숙성연도 기준은?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볼까요?
"로얄 살루트 21년산'이라고 하면, 진짜 그 술이 21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뜻일까?"
정답은
"NO!"
이유는 2가지라고 합니다.
1) 위스키 숙성 연도(~년산)는 '오크통에서 병에 담는 시기' 까지만을 계산하기 때문이고
2) 병에 담긴 이후로는 숙성이 일어나지 않아, 숙성 연도에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로얄 살루트 21년산'은 오크통에서 21년 간 숙성된 위스키이고, 병에 든 제품을 10년 동안 보관한다고 해서 '로얄 살루트 31년 산'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몇 년도에 처음 생산되었는지'가 기준이 아니라, '오크통에 몇 년 동안 숙성되었는지'가 기준이라는 사실! 흥미롭지 않나요?
4) 위스키는 '숙성연도' vs 와인은 '생산연도'
그러다 보니, 위스키와 와인은 연도 표기 기준과 체계가 다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위스키는 '오크통에서 숙성한 기간'이 기준이기 때문에 '5년 산, 12년 산, 21년 산'으로 표기하는 반면, 와인은 '생산한 연도로부터의 기간'이 기준이기 때문에 '1924년, 1985년, 1999년'처럼 표기합니다.
이유는 간단한데요, 위스키는 병입(병에 담는 것)하는 순간부터 숙성이 진행되지 않는 반면, 와인은 병입한 후로도 효모에 의한 숙성이 계속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두고두고 깊어지는 맛을 음미하기에는 와인이 더 유리한 것이죠.
5) Wisky 와 Wiskey 가 서로 다르다고?
이건 약간 '알쓸신잡' 느낌의 흥미로운 상식인데요, 똑같은 '위스키'이지만 영문 표기상 'Wisky'와 'Wiskey' 2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오타인가? 싶겠지만.. 여기에서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고 하는데요,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증류 기술이 발전하면서 '연속식 증류기가 발명됩니다. 원래 쓰던 '단식 증류기'와 '연속식 증류기'는 증류 방식과 증류된 술의 알코올 도수에서 차이를 보였습니다.
단식 증류기 | 연속식 증류기 |
발효된 술을 1번만 증류하는 장치 | 한 번의 가열로 연속적인 증류가 가능한 장치 |
알코올 도수 75% 미만 증류 가능 | 알코올 도수 95% 이상 증류 가능 |
아일랜드 위스키 제조업자들이 추구하는 방식 | 영국, 스코틀랜드 위스키 제조업자들이 수용한 방식 |
단식 증류기로 만든 위스키는 'Wiskey' | 연속식 증류기로 만든 위스키는 'Wisky' |
버번, 테네시, 아이리시 위스키 등등 | 스카치 위스키 |
그런데 '아일랜드 위스키 제조업자'들은 연속 증류기로 만든 위스키는 위스키로 취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통파가 아니면 인정하지 않겠다, 뭐 그런 스탠스였는데요, 반면 영국 정부와 스코틀랜드 제조업자들은 연속 증류기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해요. 아일랜드 위스키 제조업자 입장에선 단식 증류기로 만든 '정통 위스키'를 연속식 증류기로 만든 위스키와 구분하고 싶었을 텐데요, 이를 위해서 영문 표기상 'e'를 더해 'Wiskey'로 쓴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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